카테고리 없음

오랜만에 뵙고 온 부처님 약수사(13.11.25.)

사노라니 2013. 11. 25. 11:50

 

2주간의 몸과마음의 아픔을 딛고 새벽에 헬스를 시작 했다. 오늘부터 부처님을 다시 만나러 가기로 했는데. 전날부터 내린 비가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미적 거리면 힘들지 싶어 가까운 곳이라도 갔다 올려고 집을 나섰다.

 

약수사는 구파발역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사찰이다. 전에 한번 본 기억이 있기에 생각보다 쉽게 찾았다.

 

부처님에게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겹쳤다. 죄송한 마음은 약한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고 감사한 마음은 생각보다 빨리 이 아픔을  견딜 수 있게 해 주셨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아픔을 준다면..그 아픔을 주는 건 가해자의 몫이고, 그 아픔을 어떻게 해결 할 건가는 나의 몫이다.

 

가해자에게 내게 아픔을 주었으니 내 상처를 치유 하라고 하면. 과연 그 상처가 치유가 될까?. 자신이 가해자라는 사실 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비 오는 날 지나가는 차가 흙탕물을 튀겨,  내 오른쪽 바지가 젖었다. 분명 가해자는 있는데 그 가해자는 모르고 그냥 지나가는 상황이다. 그럼 내가 그 가해자를 쫒아 가서 바지를 젖게 했으니 보상하라고 할까?.

 

설사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외적인 보상은 받겠지만. 내적인(기분 나쁨 같은)보상은 어떻게 받아야 할까?.

 

나에게 흙탕물을 튀긴 가해자는 있지만..그걸 치유하는 건 피해자인 내 몫이다. 한쪽 젖은 바지를 보면 기분이 나쁘지만. 젖지 않은 나머지 쪽을 보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거 같다.

 

젖은 바지쪽을 보며 기분 나빠하지 말고, 멀쩡한 바지쪽을 보며 좋은 기분을 가져야 할 거 같다. 

 

내가 어차피 세상 모든 나쁜 일 안 당하고 갈 수 없을 바에야. 내 마음이라도 이런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부처님..그리고 죄송합니다..약한 모습 보여서..사랑합니다 부처님...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