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깨니 허리가 별로 좋지 않았다. 헬스를 갈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 무리해서 허리가 아프면 108배를 못한다는 생각에 헬스를 쉬기로 했다.
아침을 느긋하게 먹고 집에서 9시 20분쯤에 나왔다. 오늘은 불암사 뒤에 있는 석천암을 갈 예정이였다.
불암사에서 5백미터만 가면 석천암이다. 산행을 할 때는 그 5백미터가 별거 아니였는데. 무릎까지 오는 잠바를 입고 산길을 오르려니 등 뒤로 땀이 흠뻑 젖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오늘 새벽에 헬스를 안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헬스를 하고 왔으면 더 힘들었을텐데...
얼굴에 땀 범벅이 되어도 이렇게 사찰 앞에만 오면 좋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 오르며 합창을 하게 된다.
석천암은 불암산 정상 바로 밑에 있어서 그런지 조용하니 맑은 공기가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 주는 느낌이였다.
보통은 삼성각에서는 합창만 하고 내려간다. 그런데 오늘따라 합창을 하고 난 후에도. 이곳에서 108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하든 무슨 상관이랴. 부처님은 내 가슴속에 계신데. 그래서 삼성각에서 108배를 하였다.
그래도 대웅전 부처님에겐 인사를 하고 가야할 거 같아. 대웅전에 들려 부처님에게 삼배를 올렸다.
하산길은 아무래도 오를 때 보다 쉽다. 불암사가 좋은 점은 누구나 타종을 할 수 있는 종이 있다는 것이다. 한번 타종을 하고 조상님들과 아버지의 명복을 빌었다. 또 한번 타종을 하고 어머니의 건강과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랬다. 다시 한번 타종을 하고 우리 아들 두놈 행복하게 살기를 바랬다. 세번 타종을 하곤 공양실에 가서 점심 공양을 맛있게 했다..정말 오랜만의 사찰에서의 공양이라 그런지. 너무 맛있었다...올 2013년 감사한 마음으로 잘 보냈습니다..감사합니다...부처님..._()_